『승자독식』은 중국을 자원전쟁의 승자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중국에 약간이나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과 활발한 자원 외교를 펼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책에 따르면, 이는 중국이 해당국의 SOC를 지원하고 자원 채굴권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이 책은 두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앞의 1장에서는 전세계의 자원 수요 및 공급 현황을 살펴보고, 세계적 흐름 속에서의 중국의 자원 외교를 조망한다. 그 뒤, 2장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자원 외교가 세계 자원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전망한다. 그 전에, 중국이 페루의 어떤 산 하나를 산 이야기를 꺼내면서, 어떻게 중국이 이러한 형태의 자본을 갖다가 투입할 수 있는지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국가 주도형이다. 중앙은행에서 국영 기업들이나 국가 그 자체에 초저리(혹은 이자율 0%)로 대출을 해 주고, 이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에서 자원 채굴권을 사들이는 것이다.

전체적인 글의 구성은 좋은 편이다. 먼저 자원의 수요를 전체적으로 훑어본 뒤, 그 자원들의 공급 실태를 조망한다. 책에 따르면, 중국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자원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신흥 경제권(소위 BRICs)의 자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BRIC중에 C가 바로 중국이다.

그 뒤, 자원의 공급 실태에 대해 조망한다.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적인 점은, 공급량 자체도 줄어들고 있으며, 세계 자원 수요에 맞추어 자원을 공급하려면 더욱 더 비싼 기술을 들여 자원을 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특히 중국 국토의 서부 및 북부의 사막화를 지적하면서, 중국의 담수 자원이 심각하게 부족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뒤, 2장에서는 중국의 자원 외교가 세계 시장 속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기술한다. 모든 면에 있어서 저자가 공통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앞으로의 중국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 향상될수록, 자원에 대한 수요 또한 늘어날 것이고, 중국 당국이 이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공급량을 확보하기 위해 활발하게 자원 외교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부에서는 과연 중국 말고 다른 국가들은 이러한 자원 위기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여러 가지 평이 있을 수 있지만, 우선 좋은 점부터 들자면 첫번째는 이 글이 마지막에 던지는 질문이다. 책에 따르면,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일반적인 국가들은 표심을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단기적인 정책을 표방할 수밖에 없고, 자연히 장기적인 정책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된다. 그러나, 책에서는 중국만큼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자원 정책을 잘 수립해 나가고 있다고 평한다. 이러한 논리 구조는 적어도 책을 읽어 본 사람들에게는 자국의 자원 정책에 대한 의문을 던질 수 있게 되어 있는 구조로, 책이 궁극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을 잘 끌어낸 장치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위에서도 이야기한 글의 전체적인 구조이다. 중국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서두를 시작하고, 세계 시장 속에서의 중국의 위치를 조명한다. 그리고, 그 세계 시장 속에서 중국의 자원 외교가 어떠한 양상으로 진행되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그 뒤, 저자가 독자에게 생각해 보게 하려는 질문을 던지며, 위에 설명했듯이 그 질문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다만,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다. 첫번째로, 앞부분에서 자원 공급 현황을 설명할 때, 중국을 문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각 장의 소제목을 하나씩 반드시 차지한다. 1장의 결국 중국이 문제다”, 2장의 역시 중국이 문제다”, 4장의 중국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가 있다. 그나마 3장에서만 중국의 소비 대 세계의 공급제목으로 객관적인 서술을 진행하고 있다.

두번째로, 중국에 대한 책인데 중국에 대한 예시가 꽤 부족한 편이다. 비록 2장에서는 중국 이야기가 1장에 비해 많은 편이지만, 여전히 세계 속의 중국을 서술한다는 점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다 보니, 예시로 들게 되는 여러 주장들을 소개하는 선에서 서술을 잘라 버린다. 가령, “중국이 자원 보유국에 제공하는 도로와 다리, 건물들이 불량 자재로 부실하게 건설되는 바람에 환경을 훼손한다며...(하략/240p)” 라는 대목은 특히 문제시된다. 선진국들이 갖고 있는 중국의 편견을 상기시킬 가능성까지 열려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독자들은 일부분의 주장일 수도 있는 것을 마치 전체적인 주장인 양 받아들이게 될 잠재적인 가능성이 생겨 버리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이 책은 중국이 미래의 자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벌이는 활동을 세계 시장의 관점에서 바라본 뒤, 그 의의를 하나하나 짚어 가면서 중국이 아닌 타국은 이런 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런 서술 구조는 그 질문에 다가가기에는 좋다. 하지만, 중국을 문제시했다는 점이 전체적인 주장의 객관성을 흐리게 한다. 또한, 중국의 행보를 반대하는 주장을 제시하는 한 대목에서는 중국에 대한 선진국들의 일반적인 편견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중국에게 수혜를 받는 지역인 잠비아 출신의 경제학자가 쓴 책이라는 점은 신선하면서도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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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를 해석하자면... "꿈꾸는 사람, 그리고 그 꿈의 깊은 바다..." 군복무중인 현재는 블로그 운영을 잘 못 하긴 하겠지만, 앞으로 여러 가지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by Fant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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