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팬티는 어디에서 왔을까』는 저자 조 베넷의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저자 조 베넷은 할인점에서 자신이 구매한 팬티가 어떻게 해서 자신의 집으로 오게 되었는지를 탐구한다. 처음에 그가 탐정놀이를 시작했을 때, 그리고 그가 제조사와 판매사에 제안서를 보냈을 때, 처음에는 회사들이 반신반의한다. 그러나, 그의 꿈은 현실이 된다.

   그는 어떻게 자신이 팬티를 구매한 할인점이 중국에서 물건을 가져오는지로부터 그의 여정을 시작한다. 그 뒤, 그는 원단을 보러 취안저우의 킹스타 공장으로 향한다. 다음에 그는 좀더 부수적인 것에 대해 추적하기 시작한다. 허리 밴드에 들어가는 고무 수급처를 알아내기 위해 태국으로 가고, 실에 들어가는 면의 수급처와, 원단에 들어가는 실의 수급처를 알아내기 위해 우루무치로 향한다. 결국 그는 그의 궁금증을 해결하게 되는 것이다.

   이 궁금증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는 진솔하게 묘사하려고 노력한다. 어떻게 그가 일개 팬티에서 궁금증을 느끼게 되었는지부터, 어떻게 그가 회사들과 연락하고, 어떻게 연줄을 대서 그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또한, 그는 그의 궁금증을 그냥 팬티에 대한 궁금증만으로 가볍게 흘려보내지 않는다.

 “팬티는 상공업, 그 중에서도 특히 중국과 서양의 엄청난 무역 불균형을 의미하는 은유다.”

   본문에 있는 말이다. 그는 중국을 여행하면서 점차 중국을 보는 눈이 진보해 간다. 처음에는 상하이의 단면만을 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그는 점차 중국의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겉은 민주화되어 있지만, 아직 부패가 판을 치는, 그리고 소수민족이 철저히 억압당하는, “중화민국이 중국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아쉬운 점들이 있다. 우선, 중국과 관련된 책인데, 방콕에 할애한 장이 전체 21장 중 3장이나 된다. 물론, 태국 방문이 팬티에 쓰이는 고무의 출처를 알아내기 위한 방문이라는 점에서는 이렇게 장을 크게 구성한 것이 이해가 가지만, 결론은 실패이다. 그런데, 그 실패의 과정을 서술하기에 두 장을 할애하기는 너무 길다. 게다가, 그는 태국에서의 지극히 일상적인 경험에 대한 서술까지 하고 있다. 게다가, 홍등가 이야기까지 잡이야기거리로 곁들고 있다. 이는 중국을 알아보는 책이라는 점에서는 통일성을 심각하게 깎아내리는 점이라고 비판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에서 다루는 장소의 한계가 있다. 그는 중국의 전역을 누빈 것이 아니다. 그가 간 중국은 신강위구르 자치구(우루무치), 푸젠 성(취안저우), 저장 성(이우, 윈저우), 상하이로 크게 다섯 곳이다. 게다가, 모두 도시이다. 그가 농촌을 탐구 대상으로써 둘러본 적은 목화밭이나 윈저우 근교 농촌을 빼고는 없다. 이는 작가의 궁금증에서 기인한다. “팬티는 어디에서 왔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한 것이다. 답이 중국일 뿐이고, 중국 안에서도 우루무치를 빼고는 모두 공장에 답이 있다. 만일 그가 자신이 산 팬티만의 질문에서 그치지 않았다면, 아마 그는 좀 더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중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중국을 느꼈을 것이다. 그랬다면 좀더 진짜중국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참고 자료의 부족이다. 책의 서술 수준에 비춰 보면, 작가가 예상하고 있는 독자층은 지식인들이 아니다. 일반 시민들 중 중국에 대해 약간의 흥미가 있거나, 혹은 그 흥미를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상식 밖의 도시가 등장한다. 바로 취안저우와 이우, 윈저우이다. 이들은 중국의 공업도시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며, 모두 해안 혹은 해안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도시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일반 독자들은 지도를 보지 않고서는 왜 이들 도시가 성공했는지 책 안의 정보만으로는 알아내기가 쉽지가 않다.

   정리하자면, 『이 팬티는 어디에서 왔을까』는 저자의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해 중국을 파헤쳐 내려간 책으로, 솔직한 진술이 특징적인 것은 좋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을 더 많이 남기는 책이다. 우선, 중국을 탐구하는 책인데 방콕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길었다. 또한, 저자의 질문이 이 팬티는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질문이었기 때문에 활동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성급한 일반화의 여지를 남겼다는 점, 그리고 참고 자료의 부족은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사진]책 후반부에 나오는 저자 조 베넷이 목화밭에서 팬티만 입고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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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를 해석하자면... "꿈꾸는 사람, 그리고 그 꿈의 깊은 바다..." 군복무중인 현재는 블로그 운영을 잘 못 하긴 하겠지만, 앞으로 여러 가지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by Fant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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